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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행진이 이어지면서 주말골퍼들의 골프 풍속도가 바뀌고 있다.

소호허브 용인소호오피스 비상주사무실 2011. 5. 17. 16:15

고유가 행진이 이어지면서 주말골퍼들의 골프 풍속도가 바뀌고 있다.

자가용족이 확 줄면서 카풀족이 급증하는가 하면 수도권을 벗어나는 `장거리 골프` 약속은 아예 피하는 분위기까지 나오고 있다. 기름값 부담이 늘면서 소위 `스크래치(타수당 내기)`형 내기가 사라지는 반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스킨스형 내기 방식이 선호된다. 내기 금액도 홀당 1만원에서 5000원이나 1000원으로 낮추기도 한다.

`신라CC 월례회. 기름값 비싸니 한강 이남 회원님들 잠실주차장(둔치)에 모여 카풀합시다. 주차장 이용료 종일 3000원입니다.`

한 인터넷 동호회 게시판에 오른 글이다. 고유가 시대의 골프 신풍속도다. 요즘 이런 골프 카풀족이 늘면서 은밀한 `골프 카풀 명소`까지 등장하고 있다.

전통의 카풀 장소인 `만남의 광장` 대신 값싸게 차를 세울 수 있는 곳이 인기다. 최근 부상하고 있는 카풀 명소는 잠실선착장 주차장으로 주차비가 종일 3000원으로 부담이 없다.

주말 경기 북부 지역 골프장을 이용하는 주말골퍼들은 주로 하남시청에 모인다. 이곳 주차장은 주말 아침 7시 정도만 되면 꽉 찬다. 80% 이상이 카풀 골프족 차량이다. 주말은 주차장 무료 개방이라 부담이 전혀 없다.

경기 남부권 카풀 명소는 수원 월드컵경기장 골프장 아래쪽. 이곳은 골프광끼리 주로 모이는 장소다. 주말에는 주차 단속이 없어 사실상 공짜나 다름없다.

카풀 운전을 담당한 드라이버에게는 비용을 엄격하게 정산해 갹출하는 것도 새롭게 등장한 풍경이다.

"중부CC나 남서울CC? 당연히 남서울이지." 장거리 골프를 기피하는 것도 요즘 분위기다. 경기권 중에서도 거리상으로 100㎞가 넘어가면 기피 대상 골프장으로 분류된다. 왕복 기름값만 따져도 4만원 선.

여기에 도로비까지 합치면 기본 5만원 정도는 추가로 각오해야 한다. 갹출하는 주말 그린피(20만원 선)에 캐디피ㆍ카트료ㆍ식대 등 순수하게 골프에 드는 비용까지 합치면 개인당 부담은 40만원을 훌쩍 넘는다.

센추리21, 임페리얼레이크, 시그너스, 용평버치힐 등 수도권에서 비교적 거리가 먼 곳은 심지어 주말 예약이 하루 전에 이뤄지기도 한다.

반대로 서울 인근 골프장들은 주중ㆍ주말 부킹 모두 하늘의 별 따기다. 음성적으로 거래되는 대행료만 70만~100만원 선.

한 부킹 대행사 임원은 "한창 골프 분위기가 무르익을 시즌인 데도 강원ㆍ충청권 골프장 부킹은 주말에도 남는 게 꽤 있다. 반대로 수도권 골프장 부킹은 아예 물량이 없을 정도로 잡기가 힘들다"고 설명했다.

살인적으로 치솟는 고유가는 골프 내기 문화도 바꿔놓고 있다. 우선 타당 계산을 하는 스크래치형 내기가 눈에 띄게 사라지고 있다. 스크래치형 내기를 고집하더라도 단가가 확 낮아진다. 타당 1만원에서 5000원까지 줄더니 요즘에는 타당 1000원짜리 실속형 내기가 유행이다.

반대로 한때는 하수들만 즐긴다고 해서 찬밥 신세였던 스킨스형 내기가 인기다. 최근 분위기는 홀당 스킨을 1만원 정도씩. 4명의 골프가 내기를 한다면 한 사람당 5만원씩 부담하는 꼴이다.

최근에는 부담을 더 줄인 `소프트 스킨스` 게임도 유행이다. 스킨을 획득해 본전이 된 뒤 OB(Out of Bounds), 벙커, 해저드, 스리퍼터 등 규칙에 걸리면 일정 금액을 토해내는 소위 `OECD 제도` 대신 아예 동반자들에게 0.5타씩 핸디를 주는 방식이다.

골프 선물도 달라지고 있다. 쌀이나 과일 선물이 주류를 이뤘는데 최근에는 5만원짜리 주유 상품권이 인기를 끌고 있다.

춘천 라데나 골프장의 한 캐디는 "내기뿐만 아니라 그늘집 이용도 요즘 눈에 띄게 줄었다"면서 "기름값 부담이 늘면서 그냥 골프만 즐기고 가겠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익수 기자]